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
여생도 남에게 짐이 될 일 밖에 없다.
건강이 좋지 않아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미안해 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화장해라.
그리고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
오래된 생각이다.

이상과 같이 노무현 前 대통령께서 남기신 유서를 읽고 또 읽으면서 필자는 많은 생각을 했다. 누가 무엇이 그를 이렇게 극한 상황까지 몰고가야 했을까? 사건을 뉴스로 접하면서 친구도 우정도 없는 세상을 우리는 살고 있다는 생각을 늘 하였건만 결국 중계방송과 같았던 수사일지를 통해 안타까움이 현실로 다가올줄이야...

홀연히 떠나신 님께서는 국민의 우상이셨고, 역사의 족적이셨습니다. 생전에 그분께서 아침 기상하여 작성하셨던 모니터 화면의 유서는 내 마음을 착잡하게 하고 말았는데, 그도 그럴것이 필자는 금요일밤 새벽까지 강의하고 토요일 아침 잠자리에서 들은 잠결의 소식이었다. 전해주는 아내에게 그런 말 하지 말라고...

말이 되는 말을 하라고 하면서 설마하는 마음으로 TV 앞으로 다가간 나는 놀라움이 말을 멎게하고 말았다.

한동안 털어서 먼지 나지 않는다는 사람 없다는 말을 고뇌해야 했던, 한국의 사건인데 왜 달러로 보도하고 있을까? 아마 부풀려진 것으로 보이게 하려는 술책일 것이라고, 굳건히 잘 버텨낼 것이라고 생각했던 몇개월간의 소식에서 여러 생각을 했건만 그는 그를 존경하고 우상으로 여기는 사람들을 등지고 가신 것이다.

앞으로 또 누가 그분과 같은 우상으로 살아서 생을 마감하게 될지 나는 아마 없을 것이라고 본다.

필자는 가끔 그분께 "말을 생각해서 해 주십시요"라는 편지를 올려야 했던 곧은 성품의 그분을 부드럽게 보이게 하고자 했었지만 오늘날 그와같은 용기있는 정치인은 누가 또 있을까 생각해 보면서 그렇게 간결하게 또 많은 생각을 함축하는 글을 써야 했던 그분이 이렇게 되게 한 책임의 장본인들은 얼마나 마음 편히 여생을 보내게 될지,  그들은 용기도 없을 사람들로 보면서 그들은 죽지않으려는 안간힘으로 남은 생을 살다 고통속에 갈 것이라고 생각해 본다.

그들에 속할 자가 이 글을 본다면 그분의 도덕성을 흠집내려 했던 그 마음이 지금은 어떤가 묻고 싶고 누구 덕에 오늘이 있는지 다시금 돌아보라고 전하고 싶을 뿐이다.

이제 나는 어떤 내용으로 가족들에게 남겨야 할까? 고민해야 할 시간이 된 것이다. 멎진 말 보다는 짧고 간결하게 많은 생각을 하게할 그분처럼 고통속의 세월을 참아내지 못하고 영광스럽게 한때는 쓸쓸히 현실세계를 살다가는 한줌의 흙이되기 전의 마음에서 어떤 글이 가족들에게 위로가 되고 생의 마감을 하는 늙은이가 될까 생각해 본다.

세상을 등져야 했던 16대 대통령을 역임하신 노무현 전 대통령님에게 불초소생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