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다 간다 나는 간다
오란말 없고 가란말 없어도
나는 오고간다

갈 때 환영해 주지 않아도 가고,
떠날 때 배웅해 주지 않아도 나는 나온다

세월과 함께 가는 나도 아니고
세월과 함께 오는 나는 아니지만
내가 갈 수 있고 올 수 있음에 강요도 없고
누구의 요청에 의한 내 오고감도 아니다

나는 언제나 내 일을 위하여 오고 가지만
그 누구도 환영과 배웅은 없다
오직 내가 갈 수 있다는것 하나가 이유고
오직 올 수 있다는 것 하나가 이유다

이 생활이 언제나 같은 반복이지만
누구의 원에 의하여도 아니다
다만 내 생활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내 생활을 이렇게 만들어준이가 없지만
내 생활은 지금 대접받지 못하는 손님과 같은 신세가 되었다

내 생활이 그렇다해도 최소한의 배웅이나 마중은 해 줄 수 있을 것으로
지금은 관심없는 내가 되어 버렸다
나를 자유인으로 보는 것도 아니겠지만
지금 내 모습은 자유인과 같은 처지가 되었다

분명한 건 나는 자유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자유인으로 보는 눈을 저버리게 하고 싶지만 말이 통하지 않는다

푸념이 통하지 않으니, 푸념인들 누구에게 통하리
그저 내 일생의 정적이라 생각하고 살아갈 뿐이다

요즘은 내 인생을 돌아볼 시간을 많이 갖는다
내 인생의 과거를 돌이켜본들 차라리 짧은 미래를 더 걱정하면서
오늘을 살 뿐이다